지난 주일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이었죠. 매년 부활절이 되면 많은 교회에서는 여러 가지 행사로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데, 그 중에서도 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에그 헌팅(Egg Hunting) 행사를 많이 갖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교회에서는 부활절에 계란을 나누어 먹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계란만큼 부활절의 의미를 잘 설명하는 것도 없죠. 계란은 겉보기에는 차갑고 딱딱한 것이 아무런 생명의 흔적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계란은 조건과 상황이 맞으면 생명이 그 껍질을 깨고 나옵니다. 이것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셔서 무덤을 열고 나오신 것과 비슷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부활절의 의미를 계란을 통해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었죠.
그런데 이런 교회의 전통이 유럽의 토속 문화와 혼합된 것이 에그 헌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독일의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토끼에 관한 전설이 부활절에 부활절 달걀을 나눠주는 토끼가 되었고, 부활절에 집집마다 착한 어린이에게 달걀을 전하는 토끼가 지나가면서 흘린 달걀을 찾아내는 것이 에그 헌팅 풍습이 되었다는 것이죠. 에그 헌팅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보니 어떤 성도님들은 부활절 토끼나 에그 헌팅을 경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말로 부활절의 의미는 뒷전으로 하고 장식된 달걀만 찾아다닌다면, 마치 성탄절의 의미를 산타클로스가 가져가는 것처럼 부활절의 의미도 퇴색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활절에 계란을 찾아다니고 계란을 나누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지를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에그 헌팅이 부활절의 의미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에그 헌팅 같은 행사를 통해 모두에게 부활절의 의미를 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교회에서 하는 여러 행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여러 교회 행사의 의미를 바르게 되새기지 않는다면 세상의 다른 이벤트와 다를 것이 없겠죠. 주님의 은혜를 되새기는 것이 아니라 분주함과 피로감만 더할 뿐입니다. 교회가 신앙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행사 속에서도 늘 기도를 잊지 말고 주님의 은혜를 전하는 우리 필그림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태은 목사)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 (딤후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