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죽음 후에 임하는 영광스러운 부활
지난 한 주, 저는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와 금요수난예배를 인도하며, 말씀을 묵상하고 선포하는 가운데 다시금 십자가 앞에 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매일 새벽, 말씀과 기도로 예수님이 걸으신 길을 되돌아보는 그 시간들은 제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예수님께서 걸으신 마지막 한 주간의 장면들—환호와 오해, 의분과 논쟁, 사랑과 배신, 침묵과 고통—그리고 끝내 나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모습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연약함 속에 더욱 분명히 드러난 하나님의 은혜로 다가왔습니다.
예수님이 지신 그 십자가는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과 무지가 만들어낸 가장 잔인한 사건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이 가장 선명하게 나타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모든 대가를 스스로 감당하신 예수님의 사랑은, 부족한 제 마음에 다 담기 힘들만큼 큰 은혜였습니다.
매일 새벽 말씀 후에 이어지는 기도의 시간, 금요수난예배에서 울려 퍼졌던 연합찬양대의 특별찬양, 그리고 주의 만찬의 순간들은 주님의 은혜를 더욱 또렷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단지 정해진 예식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셔야 했는지, 그분의 죽음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시금 깊이 묻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찢기심은 우리의 회복이 되었고, 그분이 저주받으심으로 우리는 축복을 받았으며, 그분의 죽음은 우리의 생명이 되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신앙의 중심이며,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복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부활절을 맞이합니다. 십자가의 죽음 이후, 다가올 생명의 아침을 준비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부활절은 단지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다시 사신 날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 모두에게 부활의 가능성과 생명의 약속을 주시는 날입니다.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가장 분명한 소망의 증거이며, 그 어떤 어둠도 생명 앞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하나님의 선포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기억하면서 동시에 부활을 소망합니다. 이 부활절이 우리 모두에게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부활 신앙의 실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죄와 절망, 죽음의 그늘에서 벗어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우리의 삶에 능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십자가의 죽음이 부활의 영광으로 결론 지어진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결국 영광스러운 승리로 마무리될 것을 믿으며 감사드립니다. 사망 권세를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찬양하며, 모든 성도님들이 함께 기뻐하고 부활의 생명을 노래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승리하신 주님을 찬양하며.. (오중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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