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과 묵상 (1) / ‘고난 가운데 탄생한 역작’
지구상에 존재하는 서적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아마도 ‘성경’일 것입니다. 그리고, 기독교 서적 중에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인 책이 ‘천로역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천로역정은 동서고금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기독교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수 교과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천로역정이 쓰이게 된 배경이 너무나도 암울하고 비참한 상황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천로역정의 저자인 좐 번연은 영국 사람이었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좐 번연은 찰스 2세로 인해 기독교 박해를 겪었는데, 1660년 감옥에 갇히면서 12년 동안 감옥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앞을 보지 못하는 그의 아내는 거리에서 구걸하다 죽음을 맞이했고, 그의 세 자녀는 강제로 고아의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가 처한 상황과 가족들의 비참한 현실을 통해, 그는 이제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습니다.
그러나, 절망에 빠져있던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글을 써라” 번연은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 나라를 향해 걸어가는 한사람에 대한 환상을 보았고, 그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천로역정’입니다. 그러니까, 천로역정은 현실에서 그의 가족이 겪는 고통으로 인한 지독한 슬픔과 자신마저 감옥에 억울하게 갇힌 그런 비통하고 암울한 상황 속에서 탄생한 책입니다.
저는 두 개의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첫째는 “지금까지 고난이나 슬픔이라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입니다.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 말씀에 순종한 번연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정말 위대한 책을 만들어 냈습니다. 번연보다 더 극심한 고통에 계신 분이 있나요?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가운데 있다면,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그 고통을 내려놓으시길 바라고, 지금 고통 가운데 하나님의 뜻(혹은 사명)이 무엇인지 깨닫는 은혜가 있기를 축복합니다. 둘째는 천로역정은 말 그대로 천국을 향하여 가는 여정을 의미하는데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지만, 우리 삶의 현실은 이 땅(세상, 육의 것)에 속해 있다는 것입니다. 천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천국의 여정을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국을 향한 순례자의 길을 걸어가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민진성 목사)